시즌2로 완결되면서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의 확고한 걸작 반열에 오른 안도르.
시즌1이 여기저기 흩어진 퍼즐 조각을 모아가는 느낌이라면, 시즌2는 모아놓은 퍼즐 조각을 적재적소에 딱 맞춰넣으면서 엄청난 긴장감과 박진감을 폭발시킨다.
시즌1이 제국 기지에서 부품이나 훔치던 좀도둑 카시안 안도르를 반란군으로 만드는 과정이라면, 시즌2는 카시안과 반군에 뛰어든 인물들에게서 각 단계마다 소중한걸 하나씩 빼앗고 제국을 무너뜨리겠다는 목적만을 남기는 과정이다.
안도르 2시즌을 다 보고나면, 로그원 초반부에 제국군에게 생포될 위험에 처하자 정보원을 가차없이 죽이고 도망가던 카시안의 냉혈함이 어디서 나온것인지 이해가 된다.
안도르-로그원은 클래식 시리즈 4편 '새로운 희망'에 엄청난 무게감과 깊이를 부여했다.
루카스가 스타워즈를 창조했다면, 토니 길로이는 거기에 심도와 철학과 디테일을 추가했다.
제다이, 시스, 클론, 만달로리안같은 특수한 존재들 위주의 여타 작품들과는 달리, 안도르와 로그원은 일반 사람들이 겪는 제국의 폭력을 구체적이고 집중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스타워즈를 전혀 다른 각도에서 보게 해 준다.
특히 안도르는 제국의 패악질로 유발된 개개인의 고통을 디테일하게 부각시키는데, 제국의 폭력을 경험한 보통 사람들이 제국에 반기를 드는 저항군이 되고, 종국에는 목숨까지 내던져가면서 제국에 대항하는 서사가 클래식 4편으로 이어지면서, 왜 루크 스카이워커가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일 수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준다.
나는 클래식 4편으로 스타워즈에 입문했는데, 솔직히 4편을 처음 봤을때는 왜 루크가 새로운 희망이라는건지 별로 와닿지 않았다. (원래 4편은 단편으로 끝날 영화였기 때문에, 배경 서사가 충분하지 못했던 것도 이유가 되겠다)
루크의 부모 세대 이야기인 프리퀄이 그 의문에 대해 약간의 보충을 해주긴 했지만, 그것도 충분하진 않았다.
그런데 로그원에 이어서 안도르가 스타워즈 세계관 속 민초들의 피와 눈물의 저항기를 심도깊게 보여주면서, 루크의 존재가 제국의 폭정에 시달리던 모든 사람들이 기다리던 단 하나의 희망이라는걸 실감하게 했다.
안도르는 제다이와 시스같은 초능력자가 철저히 배제된 서사였지만, 로그원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다스 베이더를 등장시키면서, 보통 사람들에게 제국은 절대 넘어설수 없는 장벽이라는걸 각인시킨다.
그런데 제국의 압도적 강대함을 상징하는 다스 베이더를 다시 라이트 사이드로 돌려놓고 황제에게 대항하게 해서 제국을 무너뜨리는 열쇠가 바로 루크 스카이워커인 것이다.
클래식 4편으로 이어지는 로그원의 서사와, 로그원으로 이어지는 안도르의 서사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치밀하게 짜여진 빌드업이다.
안도르는 지금까지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었던 민중의 서사, 체제의 억압, 보통 사람들의 저항과 희생, 그리고 그들의 선택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프랜차이즈의 감정적 깊이와 현실성을 더욱 확장시켰고, 제다이와 시스 중심의 신화에서 벗어나,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만으로도 스타워즈가 얼마나 강력해질 수 있는지를 증명했다.
이 연작으로 토니 길로이는 루카스 다음가는 스타워즈 세계관의 창조자가 되었고, 이제 이 프랜차이즈 최고의 드라마는 누가 뭐래도 안도르 확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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