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미드에서 절대 빠질수 없는 24.
한 편에 한 시간씩 하룻동안 벌어지는 일을 한 시즌으로 엮은,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드라마였다.
한 에피소드에 한 시간 분량씩 진행되는 긴박감과, 테러 방지 임무와 조직 내부의 배신이 맞물리는 아슬아슬하고 스릴넘치는 내용때문에, 한 번 시작하면 그 자리에서 한 시즌을 다 보게 된다는 전설의 시간 삭제 미드. 덕분에 엄청난 미드 폐인을 양성하는 마약같은 드라마로 유명세를 날리기도 했다.
24하면 떠오르는 트레이드 마크 3가지.
각 에피소드 오프닝마다 나오는 시간 안내.
"다음은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의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광고 앞뒤로 나오는 초침 소리.
체감상 똑딱똑딱이 아니라 쿵쾅쿵쾅에 더 가까운.....
등장인물 중에 누가 죽었을 때는 시계만 보여주고 초침 소리는 무음 처리한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화면 분할.
24를 처음 봤을때는, 다른 드라마에서 볼수 없었던 이런 요소들이 정말 참신하고 신기했다.
시즌1
극도의 짜증 유발과 쫄깃한 스릴감과 포맷의 참신함으로 무장한 시즌1.
시즌1은 초반에 약간 지지부진한 면도 없지 않은데, 첫 시즌이라 약간 어설픈 점을 감안하고 중반까지만 잘 넘어가면 나머지는 꽤 볼만하다.
피날레를 그냥 무난하게 만들었다면 굳이 다음 시즌을 찾아보지는 않았을텐데, 시즌 막판에 폭탄을 터뜨리고 시간 관계상 아무 여운없이 그냥 끝나버리는 바람에, 길고 긴 24편짜리 한 시즌을 다 보고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바로 시즌2를 시작하게 만드는 마약 파워를 과시한다.
시즌2
시즌1의 지지부진함을 견뎌내면 최고의 시즌2가 기다린다.
그래서 시즌1에서 바로 시즌2로 넘어가면 안된다.
식음 전폐하면서 두 시즌을 몰아서 보다가 과로로 쓰러질 수도 있으니까.
시즌2는 시즌1의 버벅거림 같은게 없이 1회부터 군더더기없이 쭉 내달리는 스타일이라, 정말 정신줄놓고 몰입할수 있다.
(본 지 오래되서 잊고 있었는데, 대통령 부인도 어마어마한 발암 캐릭터였다)
시즌3
생화학 무기가 등장하는 시즌3은 전반부가 살짝 지루해서 시즌2보다는 못하지만, 후반부로 넘어가면 시즌2 못지않은 몰입감을 선사해준다.
그러고보니 시즌3은 발암 캐릭터가 별로 없었던것 같기도 하고...
24에서 잭 바우어 다음으로 중요한 캐릭터인 클로이가 처음 등장하는게 바로 시즌3이다.
(24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대사 "댐잇, 클로이!")
시즌4
낯선 캐릭터들의 난입과 잭 바우어에 대한 태클로 초반에는 뒷목 잡으면서 봐야하지만, 대략 4회 정도까지만 인내심을 발휘하면 그 이후부터는 시즌 끝날 때까지 놓을수가 없는 시즌4.
시즌4는 기존 캐릭터들을 싹 내보내고 새로운 CTU와 새 인물들을 선보이는데, 이게 반응이 안좋으니 중간부터 새 인물들 아웃시키고, 인기 캐릭터들을 다시 불러들여서 예전 분위기를 재현한다.
24 특징이 짝수 시즌에 꼭 핵무기가 등장한다는 것인데, 시즌2에 이어서 또 핵폭탄이 등장하지만, 시즌2와는 전혀 다른 플롯으로 마지막 에피까지 X줄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는 스릴을 느낄수 있다.
시즌4 엔딩은 전체 시즌 엔딩중에서 단연 최고라 하겠다. 그리고 이 엔딩이 시즌5의 충격적인 오프닝과 연결된다.
시즌5
내 취향에는 좀 안 맞았지만, 역시 최고의 시즌으로 손꼽히는 시즌5.
시즌2는 액션이 끝내줬다면, 시즌5는 액션도 액션이지만 정가에서 벌어지는 암투와 음모를 기막히게 풀어낸 각본과 구성이 백미였다.
06년 에미상 1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고, 드라마 부문 작품상을 비롯해서 주요 5개 부문을 휩쓸었다.
24에서 가장 완벽한 시즌을 꼽으라면, 단연 시즌2와 시즌5가 되겠다.
시즌6
24 내리막의 시작 시즌6.
짝수 시즌마다 핵폭탄을 등장시키던 전통에 따라 시즌6에도 핵이 이슈가 되는데, 여기서는 무려 도시에서 소규모 핵폭발이 일어나는걸 보여주는 초 강수를 둔다.
하지만 잭 바우어가 눈물나게 고생한 시즌이었음에도, 작품성은 망이고 중독성은 현저하게 떨어진다.
원래 시즌6은 시즌5 정도의 성공을 염두에 두고 야심차게 시작됐는데, 작가인지 스탭인지가 그만두면서 보복으로 인터넷에 스포를 대량 살포하는 바람에, 각본을 전면 수정하면서 본의아니게 막장테크를 탄 경우라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긴 하다.
하지만 막장이란 사실에는 변함이 없지.
24 리뎀션
24 Redemption은 시즌7 전에 방영된 한 편짜리 TV 영화인데, 시즌7 내용의 밑밥을 제공한다.
이걸 안보고 시즌7을 시작하면 초반에 이게 뭔 소린가 싶은 내용이 좀 있어서, 기왕이면 보는게 좋다.
영국배우 로버트 칼라일이 잭 바우어의 친구로 등장한다.
시즌7
프리퀄까지 만들면서 창대한 시작을 과시하길래, 이제 원래 포스를 되찾나 싶어서 기대 만빵으로 챙겨본 시청자들에게 지하실을 구경시켜준 시즌7.
분명히 스타트는 괜찮았는데, 어느 순간 망가지기 시작하더니 땅파고 내려가는데 가속이 붙더라...
망할놈의 대통령 딸 덕분에 중반은 완전히 말아먹었고, 거의 끝날 무렵에 가서 약간 회복을 하는데, 망조가 너무 거창해서 전부 수습은 못하고 시즌이 종료됐다.
시즌 폭망 수준으로 평가하자면, 시즌7이 시즌6보다 한 수 위라고 하겠다.
시즌8
예전 포스를 70% 정도 회복했던 시즌8.
시즌7까지는 전부 LA에서 촬영했는데, 시즌8은 그때 한참 열애 중이던 키퍼 서덜랜드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배경이 뉴욕으로 바뀌었다.
이번 시즌도 별로라는 의견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을 때쯤, 중간에 사건을 하나 터뜨려서 미드 커뮤니티에서 난리가 났었던게 기억난다.
원래 이게 최종 시즌이었기 때문에 피날레 마지막 시퀀스는 정말로 인상적이었고, 그 부분만 따진다면 최고의 시즌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시즌8 대통령 딸이 막장이었는데, 막장의 원조는 대통령이라는걸 확인시켜준 시즌.
사악한 뱀같은 시즌5의 로건 대통령도 다시 등장해서 시청자들을 빡치게 하는데 일조한다.
솔직히 여기서 깔끔하게 끝냈어야 하는데.....
시즌9
원래 24는 시즌8이 마지막이고 FOX에서 마무리는 영화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몇 년간 소식이 없더니 결국 2014년에 기존 시즌의 반토막인 12 에피소드로 시즌9가 방송됐다.
배경은 바다 건너 영국 런던이고, 왕좌의 게임 캐틀린 스타크가 테러범으로 출연했다.
딱히 망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전 시즌은 잭 바우어가 명령 체계와 충돌하고, 방해 세력과 모함하는 세력때문에 세상을 구하는데 사사건건 태클이 걸렸다면, 시즌9는 분량때문인지 그런 면이 완전 실종되고, 그냥 잭 바우어가 원하는건 뭐든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물론 시즌8에 저질러 놓은게 있기 때문에, 시즌9나 영화가 나오면 잭 바우어는 죽은 목숨이라는게 너무 분명했고, 결말도 그렇게 내긴 했지만.
시즌9는 실시간으로 진행되다가 모든 사건이 정리된 후에 갑자기 '그리고 12시간 후....' 이렇게 타임 점프를 하는 바람에, 뭔가 화장실에 들어가서 볼 일은 못보고 손만 씻고 나온듯한 느낌을 준다. 역시 반토막 시즌의 한계라 하겠다.
FOX에서 잭 바우어 없는 24도 가능하다는 헛소리를 했는데 상식적으로 그건 불가능한 얘기다.
잭 바우어가 빠진다면 그건 이미 24가 아니라 다른 드라마지.
시즌9는 좀 미진하긴 했지만 FOX가 영화 만들어준다던 약속을 미드로 지킨걸로 보면 되겠고, 그냥 잭 바우어가 휘젓고 다니는걸 한번 더 봤다는것에 의의를 둬야하는 시즌이다.
마지막으로 24에 관해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인 어느 시즌이 가장 재미있나를 정리해보면,
2=5 > 4=3 > 8 > 1=9 > 6 > 7
개개인의 취향차는 좀 있겠지만, 대충 이 정도가 되겠다.
[2016-01-2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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