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발견한 취향에 맞는 의학 드라마 HBO 더 피트. 


더 피트 시즌1 포스터

한 시즌 15편으로 구성됐고, 배경은 '더 피트'로 불리는 피츠버그 종합병원 외상 센터 응급실. 

특이한 점은 에피소드 하나가 작품 속 시간으로 한 시간이라, 한 시즌이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15시간 동안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그래서 2천년대 초반에 나온 드라마 '24'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물론 주제는 완전히 다르지만....

당연히 내용은 숨 쉴 틈도 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다양한 응급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이야기로 꽉꽉 차 있어서 다른 잡다한 스토리는 들어갈 여지도 없다. 

한 마디로 내가 그렇게 고대했던, 본질에 충실한 건조한 의학 드라마 그 자체다. 

장소의 특수성과 시간적 제약이 있긴 하지만, 결국 사람들의 이야기라 환자 가족들이나 의사들의 사생활에 관한 것도 간간이 나오긴 하는데, 대부분 대사로 처리되고 그나마도 짤막하게 지나가는 식으로 언급될 뿐이다. 

연애의 장으로 병원이 이용당하는 여타의 의학 드라마와는 확실히 다르다. 

이런 드라마를 기다린게 나뿐만이 아니었는지, 첫 시즌이 미국에서도 대박나서 현재 시즌2 촬영 중이고 Emmy 드라마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작품상 포함 5개 부문 수상) 

시청자들에게 비주얼적 충격을 주는걸 즐기는 HBO 드라마답게, 가끔 환자의 환부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밥 친구로는 적절하지 않지만, 그런걸 제외하면 HBO 특유의 선정성이나 폭력성 측면에서는 엄청나게 순한 맛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다. 



더 피트의 주요 캐릭터들

더 피트의 레귤러 캐릭터들. 

1 : 응급실 담당의 로비, 시니어 레지던트 콜린스. 

2 : 시니어 레지던트 랭던, 레지던트 모한, 레지던트 맥케이, 레지던트 멜. 

3 : 인턴 샌토스, 의대 4학년 휘태커, 의대 3학년 자바디, 응급실 수간호사 데이나. 



주간 응급실 담당의 로비

마이클 "로비" 로비나비치 (주간 응급실 담당의) 

몰려오는 위급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환자 가족도 돌봐야 하고, 그 와중에 레지던트와 인턴, 실습생들도 지도하고, 효율성을 높여서 더 높은 수익을 올리라고 닥달하는 병원 책임자도 상대해야 하는 응급실 담당 의사 로비는, 개인적인 트라우마를 포함해서 역대급으로 힘든 하루를 보내게 된다. 



응급실 수간호사 데이나

데이나 에반스 (주간 응급실 수간호사) 

응급실의 실세이자 모든 스태프들의 정신적 지주. 1회에 더 피트에 처음 온 레지던트, 인턴, 의대생들에게 로비가 데이나를 응급실의 대장이라고 소개하는데, 드라마를 보다보면 그게 정확한 표현이었다는걸 알게된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와 의료진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병상과 인적 자원 등 모든것이 부족한 응급실을 능숙하게 운영한다. 



시니어 레지던트 콜린스

헤더 콜린스 (시니어 레지던트) 

응급실에서 로비 다음 서열인 레지던트. 로비가 공석일 때는 다른 레지던트와 인턴들을 지도하면서 환자들을 치료한다. 개인적인 트라우마때문에 하루종일 주간 근무조들에게 까칠한 로비에게 따끔한 일침을 날리는 유일한 인물. 



시니어 레지던트 랭던

프랭크 랭던 (시니어 레지던트)

자신감과 에너지가 넘치고 약간 오만한 4년차 레지던트. 로비가 펠로우로 영입을 고려할 정도의 능력을 보유했지만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차질이 생긴다. 



레지던트 모한

사미라 모한 (레지던트) 

환자들과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만드는걸 좋아하는 3년차 레지던트. 환자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의사지만, 속도가 생명인 응급실에는 맞지않는 스타일이라 '느림보'라는 별명을 얻고, 로비에게 종종 지적당한다. 인종차별 때문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유전병 환자 문제에 관심이 많다. 



레지던트 맥케이

캐시 맥케이 (레지던트)

산전수전 다 겪고 늦은 나이에 의대에 진학해서 40대 초반의 나이에 응급실에서 수련중인 레지던트. 자신이 부침이 심한 인생을 겪었기 때문인지, 어려움에 처한 환자를 만나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한다. 



레지던트 멜

멜리사 "멜" 킹 (레지던트)

재향군인 병원에 있다가, 자폐증 여동생을 돌봐줄 기관을 찾으면서 더 피트로 오게된 2년차 레지던트. 본인도 약간의 자폐 성향이 있어서 가끔 감정 처리에 어려움을 겪지만, 여동생을 돌본 경험 덕분에 자폐증이 있는 환자를 치료하는데 시니어 레지던트보다 더 능숙한 모습을 보인다. 



레지던트 샌토스

트리니티 샌토스 (인턴)

실습하러온 의대생들을 갈구기도 하고, 환자 치료 과정에서 남들보다 더 많은 경험치를 쌓으려는 야심만만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서 시즌 초반에는 대표 밉상인 트러블메이커 인턴. 하지만 한 시즌을 다 보고나면 초반에 가졌던 편견이 대부분 사라지게 만드는 입체적인 캐릭터. 



의대 4학년 실습생 휘태커

데니스 휘태커 (의대 4학년 실습생)

응급실 실습 첫날부터 호된 경험을 연달아 하게 되는 의대 4학년생. 농장 출신이라, 유약해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의외의 면모도 있다. 



의대 3학년 실습생 자바디

빅토리아 자바디 (의대 3학년 실습생)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13살에 대학에 입학하고 20살에 의대 3학년으로 병원 실습을 나온 천재. 지식적인 측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지만, 세상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실수를 하기도 한다. 



외과 레지던트 가르시아

욜란다 가르시아 (외과 레지던트) 

주기적으로 응급실에 지원하러 오는 외과 레지던트. 샌토스의 직업적인 야심을 제일 긍정적으로 받아주는 인물. 



야간 응급실 담당의 애봇

잭 애봇 (야간 응급실 담당의) 

재향군인 출신의 야간 응급실 담당 의사. 응급실 담당의로서의 고충과 애환을 공유하는 동병상련의 처지라, 로비와 애봇은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친구 사이. 


1회부터 정신없이 돌아가는 병원 응급실 상황을 보다 지쳐서 중간중간 쉬었다가 다시 보곤 했는데, 한 시즌을 다 보고 처음부터 다시 보니 초반은 아주 여유로운 느낌이 든다. 

로비 역 노아 와일리는 젋은 시절 유명한 병원 드라마 ER에 출연했었는데, 그때 그 의사가 세월이 흘러 더 피트 응급실의 담당의가 된것 같아서 일종의 연속성도 느껴진다. 

오랜만에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였고, 보통 한 번 완주한 드라마는 바로 재탕을 안 하는데, 이건 하도 취향 직격이라 피날레를 보자마자 1회부터 다시 달리는 중이다. 

시즌2는 내년 1월에 공개된다는데,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