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에피소드는 지미와 마이크의 분량이 거의 반반이었는데, 마이크 쪽의 무게감이나 비중이 좀 더 컸던것 같다.
4회의 제목은 'Gloves Off', 권투 장갑도 안 낀 맨손으로 겁나게 팬다는 의미가 되나.
4회는 얻어맞고 엉망이 된 마이크가 집에 들어와 얼굴에 얼음찜질을 하더니 주머니에서 권투 글러브 모양의 장식품을 꺼내 바라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3회에 보스의 허락없이 사고친 지미의 이야기.
역시나 지미는 무단으로 광고를 만들어 방송한 일로 시니어 파트너들에게 불벼락을 맞는다.
광고를 내보내서 그럴듯한 성과를 올렸다는 사실만 강조하는 지미에게, 회사의 이미지와 위계질서와 원칙을 내세우는 파트너들의 이야기는 전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하지만 다른 파트너들과는 달리 클리포드 메인은 지미에게 두번째 기회를 주겠다면서 회사에서 해고하지는 않는데, 이 일로 2아웃 상황이 된거라는 얘기로 미루어볼때 아무래도 지미는 또 사고치고 결국 로펌에서 짤릴것 같다.
문제는 지미만 깨지는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광고를 미리 봤는데도 시니어 파트너들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HHM에서 킴도 보스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는다.
그리고 그에 대한 처벌로 킴은 지하 회의실에서 서류 작업이나 하는 신세가 된다.
(시즌1때 회계사 고객을 놓쳤다는 이유로 구석에 있는 사무실로 쫓겨났을때와 비슷한 상황)
지미는 자기가 잘못한걸로 킴에게 책임을 묻는다면서 하워드에게 따지겠다고 펄펄 뛰지만
킴은 이 일자리가 꼭 필요하다면서, 하워드에게 말하면 자신과 지미의 사이는 끝이라고 경고한다.
슬슬 시즌1에 지미의 형이 했던 말이 현실화 되어가고 있는것 같다. 지미의 규칙을 무시한 막무가내의 행동은 지미뿐만 아니라 킴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으니.
형이 하워드를 조종해서 킴을 좌천시켰다고 생각하는 지미는 빡쳐서 형의 집으로 찾아오지만, 척은 회사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후유증으로 앓아누워있고, 형이 걱정되는 지미는 형을 돌보며 하룻밤을 보낸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형제 배틀 시작.
"광고 한 번 한거 가지고 왜들 이 야단인지 모르겠네, 효과도 환상적이었는데."
"넌 그게 문제야.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어떻게 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것 말이지."
원리 원칙을 중요시하는 척과 그게 왜 중요한지 도무지 이해를 못하는 지미의 의사 소통은 불가능에 가깝다.
킴을 복직시키기 위해서 자기가 로펌을 그만둬야 한다면 얼마든지 그만두겠다는 지미를 보면서, 척은 세상 모든걸 게임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동생이 그저 답답할 뿐이다.
이 장면을 보면 지미 맥길은 필연적으로 범죄자들의 변호사인 사울 굿맨이 될 수밖에 없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미는 천성적으로 옆길로 샐 수밖에 없는 팔자를 타고난 사람같다.
그동안 쌓인 악감정도 있고, 기본적인 가치관이 너무 다른 형제는 서로의 의견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한다.
2차 형제 대결은 첫번째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다이나믹했다.
불꽃튀는 에너지의 충돌이 일어나는 장면인만큼, 각자의 스탠스를 확실하게 지키면서 호흡을 맞추는게 중요했는데, 상당히 긴 대화 장면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끝까지 딱 맞아떨어지게 마무리되서 이 장면만 몇번은 돌려봤다. 이 사람들 연기력 정말 끝장나네....
나초에게 살인 청부 의뢰를 받은 마이크 이야기.
나초가 죽이려는 인물은 바로 나초의 보스 투코 살라망카.
나초는 투코가 마약상들에게서 수금을 할때가 최적의 기회라면서 마이크에게 수금 과정을 설명한다.
투코는 수금을 할때 배신자를 가려내기 위해 마약상들을 오랜 시간 쳐다보는 습성이 있는데, 마약때문에 맛이 갔을때 마약상 한명이 배신자라는 망상에 빠져서 산탄총으로 마약상을 쏴버렸고, 그 장면을 목격한 나초는 언젠가는 자기도 투코의 손에 죽게되는게 아닌가하는 불안감에 시달려왔다.
게다가 투코 몰래 제약회사 직원과 밀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날로 저승행이니 자기가 먼저 선수를 치겠다는게 나초의 생각.
마이크는 암살을 위해 원거리 저격용 총을 구해보려고 시도하기도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꾼다.
투코를 죽일 경우, 마약 사업에 연관된 투코의 가족과 멕시코 카르텔이 암살범을 찾게 될테니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는게 거절의 이유.
마이크는 투코를 제거하는데 살인까지는 필요없다면서 다른 방법을 쓰겠다고 제안한다.
타코 가게에 자리를 잡고, 찾아오는 마약상들에게서 수금을 하는 동시에 배신자 찾기 작업중인 투코.
레이몬드 크루즈 인터뷰를 보면 목소리도 조근조근하니 말도 잘하고, 엄청 순둥해보이면서 상당히 지적인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는데, 악역으로 나올때는 어찌 저리 포스가 죽여주는지...
이 마약상 어디서 많이 본것같다 했더니 브레이킹 배드 103에 월터와 제시에게 감금당했던 그 사람이었다.
이 배우가 대단한게, 묶여서 감금당한 연기를 실감나게 하기위해서 실제로 오랜 시간을 기둥에 묶인 채로 있었다고 한다. 스탭들은 끝까지 못 버틴다고 내기했는데 결국 배우가 이겼다고 함.
그 시각 마이크는 길 건너편에서 익명으로 경찰에 폭력사건 제보를 하면서 타코 가게 주소를 알려주고
가게 앞에 주차하면서 일부러 투코의 차를 살짝 스치고 지나간다.
타코를 사러 들어온척 하면서 변상을 요구하는 투코를 가볍게 무시해주는 마이크 할배.
투코 뒤에서 두 사람 눈치를 보며 똥줄타는 나초의 표정에 주목.
마이크는 계산을 할 때 일부러 시간을 끌면서 지갑에 현금이 있다는걸 투코에게 보여준뒤 가게를 나선다.
뒤따라나와서 계속 변상을 요구하며 지갑을 내놓으라는 투코에게 마이크는 보험으로 해결하자는 둥, 현금은 생활비로 쓸 연금이라 줄수 없다는 둥 하면서 시간을 끌다가 투코가 권총을 보여주자 마지못하는척 지갑을 내주는데, 이때 마이크가 불렀던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울린다.
먼저 나초를 보내고난뒤 투코가 자리를 뜨려고 하자, 마이크는 투코의 옷을 잡고 경찰이 올때까지 놔주지 않는다.
물론 그 와중에 피를 토할 정도로 투코에게 얻어맞음. ㅠㅠ
얻어맞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경찰차가 가까이 온걸 확인한 마이크는
경찰이 투코를 체포할 때까지 죽을 힘을 다해서 투코를 붙잡아놓는다.
(4회 도입부에 마이크가 보고있던 글러브 모양 장식은 투코가 달고있던 것임.)
투코를 제거해준 대가를 지불하기 위해 마이크를 다시 만난 나초.
엉망이 된 마이크의 몰골을 바라보는 나초의 표정은, 동정심과 연민이 느껴지기도 하고 뭔가 복잡 미묘하다.
전직 형사 출신 마이크의 전략은 정확하게 맞아떨어져서, 투코는 5년에서 10년형이 예상되고 나초가 원하는대로 일단 제거되긴 했다. 불법 총기 소지, 일방적인 노인 폭행, 금품 강탈, 현행범으로 잡혀서 완벽한 기소 대상.
'베터 콜 사울'이 브레이킹 배드보다 6년전 이야기라고 하니까, 투코가 5년 형을 받았다고 하면 대충 타임라인이 맞아떨어진다. 투코가 브배 1시즌에 처음 등장할때 감옥에서 나온지 얼마 안됐다는 설정이었으니.
"그냥 투코를 죽였으면 이 액수의 두 배를 받았을거고, 투코가 풀려나면 영감 뒤를 쫓을텐데 왜 이런 힘든 방법을 선택한거지?"
경찰의 부패를 묵인하고 자기도 거기 가담한 댓가로 아들을 잃고, 아들을 죽인 경찰들에게 복수하고 앨버커키로 이주한 뒤로 과거에 대한 속죄를 하면서 살 생각이었던건지....마이크가 왜 굳이 이런 힘든 길을 택하면서 투코를 살려뒀는지는 알 수가 없다.
(어차피 이건 브배의 프리퀄이니 브배에도 나오는 투코를 죽일 수 없는게 진짜 이유겠지만)
뭔가 심란한 표정으로 마이크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나초.
이번 에피소드에서 기억에 남는건 형제 대결외에 나초라는 캐릭터의 성격 다변화.
시즌1에 이어서 시즌2에도 여전히 나초가 레귤러라서 지미 맥길이나 마이크가 마약 조직과 연관되는 연결점 외에 얘가 드라마에서 무슨 용도가 있을까 싶었는데, 2회에는 나초가 부모에게는 착한 아들이라는 암시를 하더니 4회에는 거기서 좀더 입체적인 면모를 부여했다.
갱단 소속이긴 하지만 이 녀석은 마약도 안하고, 사이코 패스같은 투코보다는 좀더 상식적인 면이 있으면서, 타인이 고통받는걸 보면서 연민을 느끼는 인간적인 면도 있다는 것.
이렇게 착한 구석이 있는 놈이 갱단 소속이면 끝이 안좋던데, 앞으로 나초 얘기는 또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겠다.
[2016-03-09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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