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들의 현실적인 애환과, 악마숭배 광신도로 추정되는 범인의 살인사건 수사 과정에 다양한 은유와 상징을 버무려놓은 신작 미드 트루 디텍티브. 

1회만 봤을때는 몰랐던 것이 2회를 보고나니 이해되는 것도 있고, 두번째 보니 전에는 몰랐던게 보이기도 하고...

매 회마다 퍼즐 몇개씩 툭툭 던져주고 전체적인 그림은 마지막회까지 다 봐야 완성될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드라마의 패턴을 볼때, 전체 그림도 90%까지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보는 사람의 상상에 맡기는 마무리가 될 가능성도 높을것 같고. 

2회까지 보고나니 이 드라마는 사건 자체보다도, 제목대로 현실 세계의 '진짜 형사들'에 대한 묘사가 더 비중이 커 보인다. 


러스트 콜


1. 러스틴 콜


- 2살짜리 딸이 교통사고로 사망. 

- 절도전담반에서 마약반으로 부서 이동. 

- 자식이 죽은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휴일도 없이 일에만 몰두. 

- 그 와중에 결국 결혼생활도 파탄. 

- 갓난 아기에게 마약을 주사한 마약중독자를 사살, 재판에 회부. 

- 변호사가 순간적인 정신이상으로 변론해서 무죄방면, 그 댓가로 마약 조직에 위장 잠입. 

- 93년 2월 마약조직원 3명을 죽이고, 자기도 부상당하면서 4년간의 위장 잠입 수사 종료. 

- 4개월간 Northshore 정신병원에 입원. 

- 주 경찰이 제시하는 연금을 거절하고, 살인사건 전담반으로 재배치 요청. 

- 94년 텍사스에서 루이지애나 주 경찰 범죄수사과로 이동, 마티 하트와 파트너가 됨. 

- 전근 3개월째인 95년 1월 3일에 도라 랭 사건 발생. 

- 02년에 파트너인 하트와 마찰을 일으키고, 경찰직을 그만둠. 

- 8년간 잠적했다가 2010년에 다시 루이지애나에 나타남. 


1회만 봤을때는 그냥 성격 괴팍한 형사정도로 생각했는데, 2회를 보고나니 사람 인생이 이렇게 파란만장할 수도 있나 싶을 정도다. 

마약반 시절 워커홀릭으로 살던 생활 패턴이 루이지애나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서, 휴일이나 밤낮을 안 가리고 사건 조사를 하러 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사는 집이 살풍경한건 개인적인 취향일수도 있지만, 위장잠입 시절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거주지에 개인 정보를 남기지 않으려는 습성일수도 있다. 

위장잠입 시절 약물중독으로 생긴 신경 손상때문에 불면증이 있고, 환각을 보기도 한다. 



마티 하트


2. 마틴 하트 


콜이 경찰중에서도 극단적인 인생을 산 케이스라면, 하트는 상대적으로 평범한 경찰이고, 연대기보다는 95년 현재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묘사가 많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패밀리맨이고 가족을 사랑하지만, 형사라는 직업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외도를 하는데, 가족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으려면 불가피한 일이라면서 자기 합리화를 하기도 하는 기만적인 인물. 

자기가 담당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가족들에게 해주지 않는게 원칙이며, 처가집 식구들과의 관계가 껄끄럽고 가족과의 대화 단절 등의 이유로, 부인과 갈등을 빚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어린 창녀를 딱하게 생각하고, 다른 일을 찾아보라면서 돈을 주기도 하는 의외적인 일면도 있다. 

(하트의 외도 사실을 아는 콜이 '화대를 선금으로 주는거냐'는 말에 화를 내기도 함.)

콜과 비교하면 루이지애나 경찰들은 복지부동형 공무원에 범인 프로파일에 대한 개념도 없는걸로 나오는데, 하트도 별반 다를 바가 없고, 대인관계와 정치에 좀 더 능한 타입이다. 

콜이 아웃사이더라면, 하트는 주류 사회에서 벗어나지 않는 안전한 길을 추구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 



러스트와 십자가


3. 다양한 은유와 암시


이 드라마는 초반부터 기독교적 암시와 은유를 온 사방에 깔아놓았다. 

1회 초반에 나오는 콜의 이야기-개개인이 특별한 존재라는건 주입된 개념이고, 실은 다 똑같은 존재다-라는 이야기는 2회에 콜이 인용하는 고린도 전서의 구절과 일맥상통하고, 마찬가지로 십자가형과 관련된 이미지와 은유도 여기 저기 계속 등장한다. 

자기가 십자가형을 당하는 상상을 해봤다는 콜의 이야기, 12년에 일어난 살인 사건 현장이 십자가형을 모방해놓은 것, 위장잠입을 끝장낸 사건에서 콜이 옆구리에 총을 맞았다는 이야기는 롱기누스의 창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도라 랭의 어머니는 고통이 심해지자 성모송을 읊어댄다. 


인종차별을 암시하는 장면도 꽤 많은 편이다. 

흑인 목사가 운영하는 소규모 시골 교회에 동물 사체를 못박아둔 사건과, 수사를 의뢰해도 무시하는 경찰, 그 반대로 주지사의 사촌이라는 백인 목사는 종교인이라기 보다는 무슨 정치인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경찰 수사에 관여하며 권력 과시를 하고 돌아다닌다. 

살인사건 피해자 도라 랭의 어린 시절 사진 뒷 배경의 기수들은 옷 색깔은 달라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무슨 KKK단을 연상시키고, 하트의 장인이 하는 이야기는 결국 흑인들이 차별당하던 옛 시절이 좋았다는 백인 우월주의적인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아버지가 왜 자식을 목욕시키면 안되냐는 도라 랭 어머니의 얘기에서, 가족간의 소아 성추행 혹은 성폭행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고, 그런 면에서 어머니의 무지 혹은 수수방관적인 입장도 드러난다. 


환각을 보는 러스트


남부 루이지애나의 몰락에 대한 묘사는 드라마 내내 계속 되고, 하트와 콜을 인터뷰하는 두 형사를 굳이 둘 다 흑인으로 설정한 것도 어떤 의도가 있는것 같다. 

형사들의 질문은 꽤나 의도적인데, 95년 사건의 수사 과정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콜을 범인으로 의심하면서, 그 의심을 증명해줄 단서를 찾고 있는것처럼 보인다. 

콜은 95년 사건의 범인이 환영을 보는 사람이라고 묘사를 했는데, 자기 자신도 가끔씩 환각을 보기도 하고, 2편 마지막 장면에서 보는 환각은 피해자의 등에 그려져 있던 나선 무늬를 연상시킨다. 

콜이 범인이라는 암시인지, 아니면 사건이 잠재의식에 영향을 미쳐서 그런 환각을 보게 만든건지는 확실치 않다. 

만약 두 형사 중의 한 명이 범인이 되는 결론이라면 정말 김새는 스토리 구성인데, 제발 그런식으로 마무리짓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너무 암울해서 한번 보고나면 다시 보기 싫을것 같은데, 막상 다시 보면 볼 때마다 새로운 면이 튀어나오는 괴상한 매력과 중독성이 있는 드라마 트루 디텍티브. 

보고나면 생각이 많아지는데, 아직 불분명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정리가 안된 상태로 중구난방 적어본 2회까지의 리뷰. 



[2014-01-26 작성]